아이가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 온 날,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아마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우리 애 정말 똑똑하네." 아니면 "정말 열심히 했구나."
둘 다 좋은 말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1998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클로디아 뮬러(Claudia Mueller)와 캐럴 드웩(Carol Dweck)은 이 두 문장이 아이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 25년 동안, 이 결과는 크게 유행했다가 거센 반론을 받았습니다.
실험에서 벌어진 일
뮬러와 드웩은 초등학교 5학년생 400여 명을 대상으로 여섯 번의 실험을 했습니다. 첫 문제를 풀게 한 뒤 칭찬의 종류만 달리하고, 그다음 일부러 어려운 문제를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잘 풀지 못했습니다.
그 뒤의 반응이 갈렸습니다.
- "똑똑하다"는 칭찬을 들은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서 실패한 뒤 흥미가 떨어졌고, 처음과 비슷한 난이도의 문제가 다시 주어졌을 때도 점수가 더 낮았습니다. 다음 문제를 고르라고 하자 배울 게 있는 문제보다 잘해 보일 수 있는 쉬운 문제를 고르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 "열심히 했다"는 칭찬을 들은 아이들은 실패 뒤에도 더 오래 버텼고, 문제를 더 즐겼고, 이후 점수도 더 좋았습니다.
연구진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지능을 칭찬받은 아이는 "나는 똑똑한 아이"라는 평가를 지키는 게 목표가 됩니다. 그러면 실패는 "사실 똑똑하지 않다"는 증거가 되어 버립니다.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에게 실패는 "아직 덜 노력했다"는 뜻이라 다시 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드웩의 '성장 마인드셋' 이론, 즉 능력은 노력으로 자란다고 믿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의 대표적인 근거가 됐습니다.
그 뒤 25년, 이 연구가 받은 질문들
성장 마인드셋은 교육계에서 크게 유행했습니다. 교실 벽에 포스터가 붙고, 학교마다 마인드셋 수업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이 생각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효과는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2018년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시스크(Sisk)와 맥너마라(Macnamara) 등은 관련 연구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학생들의 마인드셋과 성적 사이의 관련성은 약했고(r ≈ 0.10), 마인드셋을 바꾸는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도 평균적으로 아주 작았습니다(d ≈ 0.08). 다만 성적이 낮거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서는 효과가 조금 더 컸습니다.
잘 설계하면 효과가 보인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2019년 텍사스 대학의 데이비드 예거(David Yeager)와 드웩 등은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시간이 안 되는 온라인 마인드셋 교육을 시험했습니다. 성적이 낮던 학생들의 평점이 4점 만점에 약 0.1점 올랐습니다. 작지만, 한 시간짜리 교육치고는 의미 있는 크기라는 평가와,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함께 나왔습니다.
칭찬 실험 자체를 다시 해 본 연구도 있습니다. 2019년 영국 에든버러 대학의 리(Li)와 베이츠(Bates)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뮬러와 드웩의 실험을 다시 했고, 칭찬의 종류에 따른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연구자들이 같은 데이터를 다시 분석하면 원래 결과와 같은 방향의 효과가 나온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논쟁은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의 결론
25년의 연구를 겹쳐 보면 이 정도가 남습니다.
- 칭찬 한 문장이나 짧은 수업 하나가 아이의 성적을 크게 바꾼다는 기대는 과장이었다.
- 그래도 어떤 점을 칭찬하느냐가 실패 뒤의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방향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
- 효과가 있더라도,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칭찬법만 바꾸면 아이가 달라진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었다"는 말도 지나칩니다.
그래서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연구가 확실히 말해 주는 것은 많지 않지만, 손해 볼 일이 없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타고난 것보다 한 일에 대해 말하기입니다.
| 이렇게 말하기보다 | 이렇게 말해 보기 |
|---|---|
| "넌 원래 수학을 잘하잖아." | "어제 틀린 유형을 다시 풀어 보더니 이번엔 맞혔네." |
| "역시 머리가 좋구나." | "처음 방법이 안 되니까 다른 방법을 써 봤구나." |
| "넌 천재야!" | "어려운 문제인데 끝까지 붙잡고 있었네." |
차이는 구체적인 행동을 짚는다는 데 있습니다. "열심히 했구나"도 좋지만,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말해 주면 아이는 다음에 무엇을 다시 하면 되는지 알게 됩니다.
마시멜로 실험 글에서도 비슷한 교훈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타고난 성격만큼이나 어른이 만들어 주는 환경과 말에 반응합니다. 칭찬은 그 환경의 한 부분입니다.
논쟁에 등장한 연구
- Mueller, C. M. & Dweck, C. S. (1998). Praise for intelligence can undermine children's motivation and performa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1), 33–52.
- Sisk, V. F., Burgoyne, A. P., Sun, J., Butler, J. L. & Macnamara, B. N. (2018). To what extent and under which circumstances are growth mind-sets important to academic achievement? Two meta-analyses. Psychological Science, 29(4), 549–571.
- Yeager, D. S. et al. (2019). A national experiment reveals where a growth mindset improves achievement. Nature, 573, 364–369.
- Li, Y. & Bates, T. C. (2019). You can't change your basic ability, but you work at things, and that's how we get hard things don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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