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에 주머니 속 휴대폰이 한 번 짧게 울립니다. 꺼내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머릿속에는 이미 "누구지?"가 떠 있고, 방금 들은 말의 끝부분은 놓쳤습니다.
이 짧은 순간을 실험실에서 잰 연구들이 있습니다. 그 실험 세 개를 바탕으로, 혼자서도 해 볼 수 있는 일주일짜리 알림 끄기 실험을 짜 보았습니다. 연구 결과를 먼저 짧게 보고, 그다음 실험 설계로 넘어가겠습니다.
연구자들이 해 본 것
실험 1. 알림은 보지 않아도 방해한다.
2015년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스토사트(Stothart)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집중력이 필요한 과제를 시키는 동안 그들의 휴대폰으로 알림을 보냈습니다. 참가자들은 휴대폰을 만지지도, 확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알림을 받은 사람들의 실수가 늘었습니다. 알림 소리나 진동만으로 "무슨 연락이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끼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험 2. 일주일 켜기 vs 일주일 끄기.
2016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쿠실레프(Kushlev)와 던(Dunn) 등은 일반인 221명에게 두 가지 일주일을 번갈아 겪게 했습니다. 한 주는 알림을 모두 켜고 휴대폰을 손 닿는 곳에, 다른 한 주는 알림을 끄고 휴대폰을 멀리 두게 했습니다. 알림을 켠 주에 사람들은 부주의함과 들뜬 느낌을 더 많이 보고했고, 이런 부주의함은 생산성과 행복감이 낮은 것과도 연결돼 있었습니다.
실험 3. 모아서 받기.
2019년 피츠(Fitz)와 쿠실레프 등은 알림을 아예 끄는 대신 하루 세 번 모아서 받는 방식을 시험했습니다. 알림을 하루 세 번 몰아서 받은 사람들은 평소처럼 받은 사람들보다 덜 스트레스를 받고, 더 집중하고, 더 생산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반면 알림을 완전히 끈 쪽에서는 오히려 놓친 연락이 신경 쓰여 불안감이 높아지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세 실험이 함께 말하는 건 이렇습니다. 알림은 확인하지 않아도 머리를 끌어가고, 완전히 끊기보다 모아서 받는 쪽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 하기: 알림 끄기 7일 실험
준비 (0일차, 10분)
- 휴대폰 설정에서 지난주 하루 평균 알림 수를 확인해 적어 둡니다. 대부분의 휴대폰은 화면 사용 시간 메뉴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아래 두 질문에 1~10점으로 점수를 매겨 적어 둡니다.
- 질문 ① 오늘 하고 싶은 일에 얼마나 집중했나?
- 질문 ② 오늘 얼마나 쫓기는 느낌이었나?
규칙 정하기
- 전화와 문자는 그대로 둡니다. 연구에서도 중요한 연락까지 끊으면 오히려 불안해졌습니다.
- 그 밖의 앱 알림(메신저 단체방, 쇼핑, 뉴스, SNS)은 끄거나 '조용히 받기'로 바꿉니다.
- 하루 세 번, 정해진 시간에만 몰아서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점심 직후, 퇴근 직후, 저녁 9시.
진행 (1~7일차)
- 매일 밤 준비 단계의 두 질문에 다시 점수를 매깁니다.
- 정해진 시간 외에 휴대폰을 집어 든 횟수를 대충 셉니다. 정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리 (8일차)
- 0일차 점수와 7일 동안의 평균을 비교합니다.
- 일주일 동안 알림을 꺼서 실제로 놓친 중요한 일이 있었는지 적어 봅니다.
결과를 볼 때 알아 둘 것
처음 2~3일은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습관처럼 휴대폰을 확인하던 손이 허전하게 느껴지는 게 정상입니다. 점수가 처음부터 좋아지지 않아도 실패가 아닙니다.
놓친 일 목록이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목록이 생각보다 짧다는 데 놀랍니다. 이 목록이 짧다면, 알림이 줬던 건 정보보다 방해 쪽이 더 컸다는 뜻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일 때문에 즉시 답해야 하는 연락이 많다면, 그 앱만 알림을 남겨 두면 됩니다. 실험의 목적은 알림을 없애는 게 아니라, 어떤 알림이 나에게 실제로 필요한지 가려내는 데 있습니다.
휴대폰을 책상에 두기만 해도 집중이 떨어지는지 다룬 글에서는 "놓여 있는 휴대폰"의 효과가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이번 실험들은 다른 쪽을 가리킵니다. 휴대폰이 놓여 있는 것보다, 휴대폰이 나를 부르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설계에 쓴 연구
- Stothart, C., Mitchum, A. & Yehnert, C. (2015). The attentional cost of receiving a cell phone notification.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41(4), 893–897.
- Kushlev, K., Proulx, J. & Dunn, E. W. (2016). "Silence your phones": Smartphone notifications increase inattention and hyperactivity symptoms. Proceedings of CHI 2016.
- Fitz, N., Kushlev, K. et al. (2019). Batching smartphone notifications can improve well-being. Computers in Human Behavior, 101, 8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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