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공부 4

형광펜으로 칠한 만큼 공부가 됐을까 — 같은 문단을 세 번 칠해 보며 확인한 것

시험 기간이 끝난 교과서를 펼쳐 보면, 어떤 페이지는 거의 전부가 노랗습니다. 칠할 때는 분명 중요해 보였습니다. 2013년 미국 심리학자 존 던롭스키(John Dunlosky)와 동료 네 명은 학생들이 흔히 쓰는 공부법 열 가지를 골라, 수백 편의 연구를 바탕으로 쓸모를 매겼습니다. 형광펜 칠하기와 밑줄 긋기는 '효과 낮음'으로 분류됐습니다. 다시 읽기, 요약하기와 같은 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연구를 모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더 섬세해집니다. 형광펜 자체가 쓸모없다기보다, 어떻게 칠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칠해 보는 편이 빠릅니다.연습용 문단아래는 이 블로그의 분산 학습 글에 나온 내용을 교과서 문체로 바꾼 문단입니다. 이 문단을 세 사람이 칠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아..

공부법의 과학 2026.10.19

복습은 며칠 간격으로 해야 할까 — 1,350명 실험이 찾은 '시험까지 남은 기간'별 복습 간격

같은 세 시간을 공부해도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며칠에 나눠 하는 쪽이 오래 남는다.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다룬 '나눠서 하기(분산 학습)'입니다. 그런데 이 조언을 실제로 쓰려고 하면 바로 막히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간격으로 나누라는 건가요? 하루? 일주일? 한 달?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 연구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표로 놓고, 근거는 그 아래에 적겠습니다.시험까지 남은 기간별 복습 간격시험(또는 써먹을 날)까지첫 공부와 복습 사이 간격1주일1~3일1개월약 1주일3개월약 2주일1년약 3~5주 표를 쓰는 법은 하나입니다. 내용을 언제까지 기억해야 하는지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간격을 고르면 됩니다. 기억해야 하는 기간이 길수록 간격도 길어집니다. 단, 1주일과 1년 줄은 연구에서 직접..

공부법의 과학 2026.10.10

'꺼내 보기' 공부법 실천 안내 — 다시 읽기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 방법을 오늘부터 쓰는 법

학습 피라미드 글에서, 공부법 열 가지를 비교한 연구가 최고 등급을 준 방법 중 하나로 '꺼내 보기(인출 연습)'를 소개했습니다. 그 글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데?"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이 글은 그 답입니다. 왜 효과가 있는지는 짧게, 어떻게 하는지는 길게 적었습니다.먼저 30초 요약: 왜 꺼내 보기인가2006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의 로디거(Roediger)와 카피키(Karpicke)는 대학생들에게 짧은 글을 공부하게 하면서 방식을 세 가지로 나눴습니다.네 번 읽기세 번 읽고 한 번 떠올려 적기한 번 읽고 세 번 떠올려 적기 5분 뒤 시험에서는 네 번 읽은 쪽이 가장 잘했습니다. 그런데 1주일 뒤에는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한 번 읽고 세 번 떠올린 쪽이 약 6..

공부법의 과학 2026.10.09

시험 전날 밤샘, 정말 남는 장사일까 — 밤 11시부터 아침 9시까지 뇌에서 벌어지는 일

시험 전날 밤 11시. 범위의 절반이 남았습니다. 잠을 줄이면 남은 절반을 볼 수 있습니다. 산수로만 보면 밤을 새우는 쪽이 이득입니다. 공부 시간이 몇 시간 늘어나니까요. 그런데 뇌의 입장에서 그 밤을 따라가 보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시험 전날 밤을 시간 순서대로 걸어가 보겠습니다.밤 11시 — 오늘 낮에 본 것들은 아직 굳지 않았습니다오늘 낮에 공부한 내용은 지금 뇌 속에서 아직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새로 들어온 기억은 처음엔 쉽게 흐트러지고, 시간이 지나며 굳어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관찰은 꽤 오래됐습니다. 1924년 미국 코넬 대학의 젠킨스(Jenkins)와 달렌바흐(Dallenbach)는 참가자들에게 의미 없는 음절을 외우게 한 뒤, 같은 시간이 지나도 깨..

뇌와 습관 2026.10.07